이면 탐색기

2017년 10월 18일 수요일

홍콩에서 온 그녀


 홍콩에서 온 그녀는 Sam Ryan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술이 올랐는지 "Keep them coming"을 호기롭게 외치고 샷잔을 털어넣기를 십수번. 초반부터 "Are you a good kisser?"를 물어온 그녀인지라 오늘의 종착역이 어디인지는 순전 내 의지에 달린 문제였다.

 오랜만의 일탈이란 절실함과 설렘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내 기준은 낮아졌을 법도 한데, 오히려 까다로워졌다는게 문제였다. 화교출신 홍콩인 답지 않게 그녀는 남방계의 느낌을 갖고 있었고, 발목과 다리의 비례는 아쉬운 것이었다. 그럼에도 펍을 나온 그녀가 골목길에서 내 손을 자기 가슴으로 가져가며 키스해오자 내 성기는 터질 듯 부풀어올랐다.

 내 혀로 느껴지는 그녀의 혀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넙적한 모양에 끈끈한 느낌을 주는 혀였다. 자꾸 그녀를 싫어해야하는 이유를 찾고 있는 나였다.

 당장 반나절 후면 귀국편 비행기에 탑승한다는 그녀지만 자기가 묶고 있는 홍대입구역 근방 에어비앤비로 가자는 것이었다. visitor에 대한 regulation이 있을거라며 난색을 표하자, 실질적으로 레지던스처럼 운영되는 단골 에어비앤비라 문제 없다던 그녀.

 자기를 원하냐고 묻는다. 원한다고 하자 period인데 괜찮겠냐고 내 의향을 묻는다. 나를 원하냐고 나도 반문을 했다. 원한단다. 그럼에도 내 마음은 어느 정도 결정이 되었다. 생리 중 관계를 무조건 꺼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나잇스탠드를 그렇게 경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서로의 건강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 없는 것 아닌가.

 일단 나란히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 대리운전사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녀와 세련되게 작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그녀는 내 플라이를 열어 성기를 세우기 시작한다. 단단해지자 내 가랑이로 엎드려 입으로 받아내는 그녀. 빨아대는 중간중간 음담을 섞는 그녀였다. 홍콩 pussy를 먹어본 적 있냐고 한다. 없다고 했다. 자기가 첫 홍콩 pussy냐며 신음을 섞는다. 어떻게 된게 내 흥분도는 점점 내려가고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성의없이 bj를 받고만 있는 것이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일까 생각이 들어 나 역시 정성껏 그녀의 머리칼을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쓰다듬었고, 그녀의 최고 성감대인 것 같은 가슴을 어루어만졌다. 그러고있자니 다행스럽게도 대리운전기사로부터 전화가 오는 것이었다.

 대리기사가 우리를 찾아왔을 무렵, 그녀도 당장 비행스케줄도 떠올랐을 것이고 대리운전기사가 나와 무슨 작당을 하여 자신을 위협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다음 한국행 때 연락 꼭 달라는 내 제안에 그녀는 꼭 이 아쉬움을 털어버리자고 한다.

 그녀가 다시는 한국을 찾지 않게 되면 좀 미안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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