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4년 2월 10일 월요일

펨돔과 멜돔의 섹스파트너쉽


 170cm의 군살 없는 늘씬한 몸매에 어울리지 않게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지닌 W는 먹어치우듯 날 탐하곤 헸다. 스태미너도 좋았지만 지금껏 만나본 그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던 그녀는 날 눕혀 올라타곤 알아서 모든걸 해결해버리는 타입이었고 몇차례 절정에 오르고 난 뒤에는 쓰러지듯 내 옆에 몸을 던져 눞고선 내게 "명기야, 명기"라며 칭찬을 해주곤 했는데 외교적 수사의 칭찬세례가 나올 이유가 없는 관계이자 타이밍이었기에 난 으쓱해지곤 했다. 근무지가 역삼동이었던 까닭, 내가 시험준비 외에는 딱히 바쁠 것 없는 까닭에 내가 역삼 톰지에 객실에 누워 그녀의 퇴근을 기다리고 있으면 그녀는 객실번호를 문자로 받고 올라오는 단조로운 관계는 계속 되었고 내가 비슷한 관계로 만나는 여성이 있음을 그알고 있었지만 그녀 역시 남자친구가 있었음에 괘념치 않는 눈치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내게 침대에서 다소간의 지배적인 성향이 있음을 알고있었음에도 성향이라 자각하지 못했던 이유가 SM이란 컨셉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관계를 가질 때면 가끔씩 그녀의 뜬금없는 행동에 당황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가령 그녀는 관계 중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욕설과 음담패설을 내 귀에 속삭이며 허리를 흔들어대곤 했고 내 머리칼을 세게 잡아당기거나 주문사항을 명령하곤 했는데 그런 그녀의 지배적인 성향이 불편하진 않았지만 내 남성성이 침해받고 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그렇게 만남이 거듭될수록 몸을 섞고 있지 않는 순간도 서로에게 어색하지 않아졌을 무렵 그녀는 큰 비밀이라도 털어놓듯 자신이 다음 유명SM카페에서 유명 펨돔이라 말해주었고 펨돔이라는 용어조차 몰랐던 난 한참을 그녀에게 SM용어 수업을 받아야 했다. 그렇다면 내가 네 섭이 되는거냐는 내 핀잔에 그녀는 우리가 하는건 섹스지 플이라기엔 성향성이 박약하다 말해주었고 남자친구이자 자신의 노예였던 남자친구와의 하드플, 혹 SM모임에서 단체플 쪽으로만 집중하다가 나로인해 잃었던 섹스에 대한 흥미를 찾게되었다는 것이다.
 잊을만하면 가끔씩이라도 만나게 되던 그녀가 이직하게 되며 광화문으로 옮겨갔고 날 만나러 가끔씩이라도 강남을 찾던 그녀도 더 이상 번거로움을 감당하기엔 서로에게 물린 시점부터 자연스레 우리 관계는 정리되었다. 그래도 그녀가 내게 남긴 유산이라면 내 성향성에 대한 자각과 SM용어에 대한 완벽한 학습일 것이다.
 스마트폰을 처음 구입하고 피처폰 주소록을 옮기다 입력한 그녀의 번호는 그녀의 안부를 전해주고 있었다. 결혼과는 전혀 무관할 것 같았던 그녀는 이제 애기 엄마가 되어있었다. 신랑사진을 보니, 딱 그녀가 줘패기 좋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어 미소짓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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