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욕구불만


 시종 느릿하게 허리 움직임을 가져갔다. 얕게 페니스를 넣고 빼다가 그녀에게 섹스 안 한지 오래된 거 같다고 툭 던졌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는 기색이었다. 어떻게 알았냐며 재차 묻는다.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멋쩍었다. 몸이 경직된 거 같다며 대충 얼버무리려 해도 자꾸 묻는다.
 그녀의 성경험이 일천해서도, 내가 어마어마한 대물이어서도 아니었다. 그녀는 얕은 자극만으로도 미세한 경련을 일으키며 반응하고 있었다. 깊게 페니스가 들어가기라도 하면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오무리며 삽입의 깊이를 조절하고 있었다. 체위를 바꿔 조금만 삽입을 더 깊게 가져가면 반사적으로 밀쳐내기를 수차례. 움직임을 빠르게 가져가자 움찔거리며 긴장감이 그녀의 온몸에 팽배하더니 순식간 모든 근육이 이완되는 시퀀스인 것이 오르가즘이 온 모양이다. 제대로 뭘 한 것도 없는데 그녀는 예민한 여운을 즐기고 싶은 기색. 그러거나 말거나 난 허리를 밀어넣고 그녀는 단발마의 신음을 갑자기 토해내니 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아팠냐고 묻자 절대 그런게 아니란다. 그런 줄은 알고 있었다. 예민할대로 예민해진 성감을 감당키 어려운 신음 같았다. 그만하고 싶냐고 묻자 조금만 쉬었다가 하잖다. 난 뭘 한 것도 없는데 또 쉬자하니 맥이 빠졌다. 아마 조루인 남성과 관계하는 여성의 감회와 비슷할 거 같단 생각을 했다.  
 3개월 만의 섹스라고 했다. 전혀 놀랍지 않다. 원래 잘 느끼는 편이었냐고 묻자 그렇단다. 그럼에도 오늘은 유난히 작은 자극에도 느낌이 커 자신도 놀랄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몇 마디 나누고 나니 그녀도 쉴만큼 쉬었다는 생각에 수그러들 줄 모르는 페니스를 그녀 다리 사이로 조준해 다가갔다.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조금만 더 쉬자는 말과는 달리 그녀의 다리는 열리고 있었다.
 또 마찬가지다. 이번엔 여성상위로 바꿔봤지만 그녀는 끝까지 앉지를 못했다. 비벼대듯 앞뒤로 허리를 놀려대더니 움직임의 폭을 조절하는 그녀. 잔뜩 그녀의 긴장된 복근을 보고있자니 또 오려나보다. 또 움찔거리더니며 난처한 웃음을 흘린다. 오선생이 오셨다. 이쯤되자 나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더 짜증나는건 이 맥빠지는 상황의 연속에 성욕을 상실해 고개 숙인 남자라도 되어야 할텐데 오늘따라 유난히 기세등등한 내 페니스.
 단 두 차례의 오르가즘만으로 그녀는 욕망 앞에 한결 여유로워졌나보다.  풀썩 내 옆으로 몸을 내던지더니 품 안으로 안겼다. 그리고 뿌듯한 표정으로 내 가슴 께를 더듬으며 오늘 섹스가 얼마나 좋았는지 얘기하기 시작했다. 오늘 섹스를 이만 마무리 하자는 건지, 순수하게 노고를 치하하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만 하겠냐고 묻자 그건 아니란다. 짜증이 치밀었다. 10분만 쉬었다가 이번엔 내가 원하는 만큼 마음껏 박아달라는 그녀. 그러나 솔깃하게 들리지 않았다. 빨리 그녀와 헤어지고 싶었다. 사실 우리 약속시간이 오후 3시였음에도 꽉 막힌 남부순환로에서 옴짝달싹 못한 그녀의 교통상황 때문에 5시가 되어서야 만난 우리. 벌써 시계는 7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고 난 가족모임을 핑계로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난히 움직임이 굼떠지며 시트 속으로 더 파고드는 그녀. 그녀 나름의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이미 마음을 굳힌 난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옷을 입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침대시트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었다. 자기만 벗고 있다며 창피하다더니 30분만 더 있자고 애원하는 그녀. 미안하게도 그 30분이 전혀 기대되지 않았다. 이미 일정이 지연되었음을 핑계삼아 내가 먼저 나갈테니 편안하게 혼자 더 쉬다가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뾰로퉁한 표정을 짓더니 이제서야 샤워부스를 향했다.
  그녀의 차로 귀가하고 다시 샤워를 마친 시간은 오후 9시. 얕은 잠에 들었다. 짜증나서 청한 이른 수면이었다. 수차례 깼다. 그러나 완전히 잠에서 깰까 거듭 눈을 감았다. 깨기라도 하면 내 성욕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조루남성에 분노하는 여성의 심리를 십분 이해할 수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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