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손 꼽힐 정도의 힘든 시기를 겪고 마침내 터널 저편의 빛줄기가 멀찌감치 보이기 시작하니 안도된다. 난 쳇바퀴 속 삶을 불평하면서도 그 수동성에 길들여진 와중에도 자기연민 가득한 분출구로 섹스를 택해온 것이었다. 막상 쳇바퀴에서 내던져지자 조금의 성욕도 들지 않았고 삶의 수준이 추락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감당하기에도 벅찬 시간을 보냈다.
자존심을 점차 내려놓고 눈높이를 낮추자 선택지가 펼쳐지기 시작했고 내게 아직 취사선택 가능한 옵션이 어찌보면 사치스러운 고민이란 사실에 감사했다. 그리고 성욕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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