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전 주말, 친구들과 이태원에서 술자리를 갖고 있을 때 G는 그녀의 친구 H와 논현동에서 한 잔 하기로 했다며 동석을 제안해왔는데 응할 것처럼 군불을 피우던 내 친구들은 막판에 조촐한 술자리로 한정하고 싶다는 궁색한 고사한 까닭에 난 그녀들에게 다음 주에 한 잔 사겠다며 미안함을 전했다. 지난 목요일 오전, G는 오늘 저녁 만나기로 한건 어떻게 되는건지, 멤버는 확정된건지 회신바란다며 메세지를 보내왔는데 그녀와 일시까지 확정해놓고는 취중이었던 난 그 약속을 까맣게 잊은 것이었다. G와 통화하며 후일로 미루려고 눈치를 살피는데 H가 기대에 부풀었다는 전언에 차라리 오늘 술자리에 동석할 남자지인을 섭외하는게 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소한 미혼친구 중 S가 결국 참석하기로 했다. 어차피 그 녀석은 이주 전 간만 보다가 그녀들과의 합석을 거절한 이태원 술자리의 일원이었기에 연대책임을 물어 퇴근 후 운동가겠다는 녀석을 설득했다. 9시쯤 합류하겠다는 녀석에 앞서 우리 셋은 가로수길에서 간단히 스시로 요기를 하고 교대 이층집으로 향했으나 만석인 탓에 결국 역삼동 내 단골이자카야로 행선지를 정했다. 그렇게 내 차는 상록회관 먹자골목을 향했는데 조수석에 앉은 G는 내게 슬쩍 물었다, 그녀와 나와 함께 FMF 3some을 하고싶다는 J가 일 끝나고 심심한 모양인데 우리 자리에 오라고 해도 될지를 말이다. 사실 양성애적 기질이 있는 G는 예쁘장한 J를 여간 마음에 들어했었고 날 그녀들의 레즈비언 플레이에 참여시키길 희망해왔기에 J가 이 술자리에 합류한다면 쓰리섬에 앞선 면접이 되겠거니 생각했었다, J가 날 마음에 들어할지 여부가 결정되는 면접.
이 사실을 알리없는 H는 그날 취하리라 작정을 한 모양인지 술잔이 마를세라 마시기 시작했다. 셋이 적당히 취기를 높여가는 사이 친구 S가 도착했고 우리 남자 둘 모두 얌전떨고 체면차리는 타입이었기에 조용히 술잔만 들이키는 자리가 되고 있었다. 이내 J도 도착하자 남자 둘 여자 셋의 모임으로 확대되었고 G의 직장상사이자 철 없이 놀기 좋아하는 40대 중반의 유부남이 또 다른 여성 T를 데리고 모임에 합류하며 남자 셋 여자 넷의 술자리로 확대되었다. 더군다나 T는 예전 옥타곤에서 바지통 한쪽에 발기한 내 페니스를 춤추며 한껏 부비부비하던 그녀였다.
애초 남녀 넷의 뻔한 술자리 정도를 예상한 난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출근하며 들고나온 카드는 한도초과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마침 현금 15만원가 있었지만 이 자리가 계산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커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날 동네 친구와 짧은 시간동안 폭음했던 연유로 난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지만 흥이 오를대로 오른 사람들은 춤을 추고 잔을 비워가며 가게를 클럽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내게 신세진 적도 있던 이자카야 사장녀석은 아예 간판을 꺼버리고서 신청곡을 틀어가며 우리와 함께 마셔댔다. 그와중 그 점잖던 내 친구 S가 J에게 은근히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J는 나와 S 사이에 앉아서 우리를 거침없이 터치하기도, 기대기도, 안기기도 했는데 그 모습을 본 G가 내게 귓말로 J가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기에 그냥 그녀의 술버릇인 것 같다고 대답해주었다.
마침내 H는 자기주량을 한참 넘겼는지 엎어지고, 울음보를 터뜨리고, 난리였다. 그녀의 대성통곡은 이 자리를 마무리해야할 시점임을 알리고 있었지만 여흥에 젖은 다른 사람들은 노래방이나 가라오케로 이동하자는 중론으로 이어졌다. 모자른 금액은 외상이라도 해야겠다는 요량으로 서둘러 카운터를 향했는데 19만 몇천원의 술값은 8명의 술자리 치고는 무척 저렴한 것이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계산했다. 그러나 H는 제대로 걸음을 내딛지도 못했고 G의 보스가 택시에 동승해 그녀를 귀가시키기로 했는데 후일담으로 듣자하니 둘은 함께 투숙해서 잠자리를 했다고 한다.
남은 건 남자 둘 여자 셋이었는데 술자리 내내 근심어린 표정이었던 T는 우리가 다음 행선지를 의논하며 거리에서 우왕좌왕하는 사이 택시를 타고 떠나버렸고 결국 H, G, S 그리고 나까지 넷이 남았다. 난 운전해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모두 내 차에 올랐고 상록회관 먹자골목을 빙빙 돌며 아직까지 행선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거듭 전화기에 수신알림음이 울려 확인해보니 뒷좌석의 G가 그냥 방 잡으러 가도 아무 문제 없을 것 같다며 선릉역 모텔촌으로 가자는 내용이었다. 사실 정말 놀라긴 했다. 가까운 친구와 이런 상황을 맞아본 적이 없을 뿐 더러 그 흥겹던 술자리의 분위기에 S와 나는 조금의 기여도 없이 구경한 쪽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S에게 알려야겠는데 운전 중에 메세지를 보낼 수도 없거니와 속삭여 얘기하기엔 이상해보일 수 밖에 없어서 호구지책으로 담배를 사오겠다며 잠시 정차해 S에게 동행하자고 요구했다. 그리고 차에서 멀어졌을 때쯤 그에게 여자애들이 모텔로 가잔다고 얘기해주자 그도 나만큼이나 놀라는 것이었다. 장담컨대 그가 여지껏 품어본 여자가 5명이나 될까 생각될 정도로 그는 보수적이었고 이성을 유혹하는데 소극적이었으니 이 상황이 낯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차로 돌아오자 J는 어디로 가냐고 물어왔고 난 그녀에게 다음 행선지는 내게 위임하지 않았더냐고 대답한 뒤 모텔로 차를 몰았다.
네 남녀가 우르르 카운터로 몰려가 객실을 계산하는 꼴이 우스웠을테다. 더군다나 두 쌍의 남녀는 서로의 성생활을 정당화라도 하려는 듯 한 방에 모여 술마시는 시늉이라도 연출하기 위해 번거롭게 편의점을 다녀오는 수고를 감수했고 역시나 술로 입술만 축이며 시늉만 하고선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객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S는 새벽 2시에는 집을 향해야 한다고 수심 어린 표정으로 말하기에 그에게 퇴실할 때 J를 나와 G가 머무는 xxx호로 데려다만 주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막상 둘은 불 타올랐나보다. 2시에는 가봐야한다는 녀석이 새벽 3시가 지나도록 전화를 안 받는 것이다. 내가 샤워를 하고있던 3시 15분쯤에서야 객실 초인종 소리가 울렸고 J는 우리 방으로 왔다.
내 절친과 방금 전까지 알몸으로 체액을 나누던 미모의 여성이 FMF 쓰리섬을 하겠다고 우리 방까지 찾아온 상황이 웃겼다. 더군다나 S는 그의 성생활을 상상하는 것 조차 혐오스러울 발상이라 생각될 정도로 가까운 친구였고 친구가 남자로서 침대 위에서 어떤지 묻기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기분이었으니 아무 말 않고 있는데 눈치 빠른 G가 J를 졸라 어땠는지 묻자 J는 S가 순진해서 귀여워 죽을 지경이라며 웃어댔다.
샤워하고 나온 J는 G의 큰 가슴을 입으로 가져가 애무하기 시작했다. 하얀 린넨셔츠와 팬티만을 걸친 미모의 J에게 자꾸 눈이 갔다. 둘은 키스를 나누고 서로를 만지는 수위를 높여가더니 어느새 걸친 옷가지들을 훌훌 벗어버린 채 두 나신은 엉기기 시작했다.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레즈비언 씬에 난 도취되어 한껏 발기한 페니스를 천천히 흔들어대며 그들을 황홀한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왠지 모르지만 내가 난입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저 감상할 뿐이었다.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처음 접하는 J의 나신에 진한 아쉬움이 들었다. 그녀는 정말 좋은 피부에 아름답고 섹시한 얼굴을 지녔지만 체형만큼은 조선여인의 옛스러움이 연상될 정도의 긴 허리와 좋지 않은 비율로 감흥을 해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허리를 수 놓은 나비문신은 꽤나 근사한 액센트였다.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G가 내 성기를 갈망하는 손짓으로 날 끌어들이자 J는 철저히 우리 섹스의 보조자로서 자신을 희생하려는 느낌이었다. 여성 둘이 69자세로 있을 때 하위에 있던 J는 나를 끌어들여 G를 후배위로 박아주도록 리드했고 난 G의 보지와 J의 입에 번갈아 페니스를 담가대며 포르노에서나 보던 장면을 실연했다. 평생 잊기 어려운 장면일 것이다.
새벽 5시가 될 때까지 그녀들은 날 번갈아 올라타며 허리를 흔들어댔다. 예전 FMF의 기억들이 인간딜도가 된 것만 같은 보조적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난 조금도 주문한 바 없었지만) 날 만족시키기 위해 두 여성은 모든 포르노씬을 연출했다. 셋이 동시에 하는 키스, 한 쪽을 박아대면 다른 한쪽은 내 젖꼭지와 입술을 제 입으로 가져가며 애무, 내 곧은 성기를 사탕 빨아먹듯 두 여자가 동시에 핥아대더니 어느 한 쪽이 내 불알쪽으로 입을 가져가면 다른 한 쪽은 제 입으로 한가득 내 성기를 품었다.
출근을 몇 시간 남겨두지 않고서 각자 집에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출근해야한다는 강박에 우리 쓰리섬은 그 아찔했던 과정에 부응하지 않는 급작스러운 마무리를 맞았다.
금요일 멍한 오전, J를 만족시켰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음에도 G는 J가 자꾸 또 셋이 놀자고 채근한다며 질투심이 타오른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불쾌하지 않은 늬앙스다, 차라리 날 자랑스러워 하는 눈치다. 그럼에도 선뜻 또 셋이 만나자고 적극성을 갖고 얘기하진 못하겠다. G가 정말 섭섭해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들고, 기왕이면 J보다 더 아름다운 몸매의 여성을 G가 새로 물색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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