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5년 6월 8일 월요일

몇 년만의 카섹스


 일요일 새벽, 하루 남은 휴일이 안타까운 나머지 이대로 잠들기가 억울할 지경이었다. 더군다나 토요일 내내 서울 근교까지 결혼식 참석 차 왕복 세시간의 운전을 해야했고 논현동 동물병원에서 몇 시간 보낸터라 피곤이 몰려왔지만 술 한 방울 마시지 않고 주말을 보낸다는게 어색할 지경이었다.
 밤에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다운받아 뒤늦게 보고 있는데 마침 그녀에게 잠자리에 드는 중이라는 메세지가 왔다. 그녀 역시 박람회와 뒷풀이 참석으로 피곤한 토요일을 보내야 했기에 억울함 속에 잠에 들어야 했을 것 같다. 주간이라면 한시간 이상 걸릴 그녀와 나 사이의 거리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갈까?'라고 메세지를 보내 보았고 얼마간의 정적 후 그녀는 나만 괜찮다면 오란다. 난 고민해야했다, 그 정도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그녀를 보러가는게 어려울 것은 없었지만 틈틈이 박탈당한 토요일을 보내야했던 일과를 그녀에게 투덜대듯 보고했으니 그녀로써도 별 수 없이 오라고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동부간선을 달려 25분만에 그녀의 아파트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두시께. 그녀의 화장끼 없는 투명한 민낯을 보게되자 그녀를 안지 못한 보름 여간 쌓였던 욕구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이었다. 야외섹스를 할 만한 곳이 있냐고 묻자 그녀는 잠시 생각해보더니 길을 일러준다.

 십 분 여를 달리자 교외 맛집들이 모여있는 산자락이 시작되었고 과수가 빼곡히 심어져 있는 어느 음식점 주차장 수풀 사이에 주차하고 전조등을 껐다. 조수석에서 시작된 섹스는 점점 견디기 힘든 열기를 만들어냈고 찜통 같은 차를 벗어나 어느새 그녀는 본넷을 짚은 채 허리를 굽혀 후배위로 내 성기를 받아내고 있었다. 막상 야외섹스가 시작되자 도로변을 차가 지날 때마다 수목 사이로 전조등 불빛이 새어들어와 신경이 쓰였고 이번에는 뒷자리로 이동해 그녀를 범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키지 않는 섹스를 강요하는 듯한 죄책감이 들었지만 정사가 진행될수록 그녀는 유난히 젖어있었고 물이 엄청나게 흘렀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카섹스란 불편하고 개운치 않은 것이었는데 그날은 땀에 젖어 서로를 갈망하는 끈적끈적함이 고스란히 쾌락으로 이어졌다. 광란의 한 시간 남짓을 보내고 그녀는 내 무릎을 배고 누워 선루프 너머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고 우린 조용히 음악을 들었다.
 그녀의 아파트 근처에 영업 중인 24시간 커피숍에서 우린 음료를 주문하고 밤거리에 앉아 담배와 차를 즐기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집에 돌아가니 새벽 네시 반, 잘 도착했노라 그녀에게 메세지를 남겼고 그녀도 나도 일요일 점심께 까지 개운한 숙면을 취할 원동력을 얻었음에 행복했던 새벽을 보낸 것이었다.

댓글 2개:

  1. 종종와서 읽곤 하는데... 정말 한번 만나고픈 남자네요... 제가 쭉빵이었다면 벌써 데이트신청했을듯... 짧더라도 더 자주 글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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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찬이십니다. 저도 쭉빵이 아니라 죄송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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