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5년 6월 10일 수요일

내가 여자라면: 섹스판타지


 한가한 오후 그녀와 서로의 섹스판타지를 이야기하며 시간을 죽이다가 내가 젊은 여성의 입장이라면 어떤 섹스판타지를 꿈 꿔볼지 숙고해보았다.

 1. 아버지뻘 중장년의 노신사
 어떤 경제적 풍요로움의 수혜를 기대하기에 한정하는건 아니지만, 사회경제적으로 과업을 달성한 장년의 노신사들이 풍겨내는 아우라가 있다. 단순한 오만함을 넘어선 세련된 매너와 여유가 느껴지는 태도랄까. 기왕이면 백발이 성성한 멋진 노신사를 꿈꿔볼 것 같다. 연륜이 느껴지는 성적 만족감의 관점이 아닌, 순수하게 젊음을 동경하고 탐닉하는 그의 태도가 묘한 흥분을 줄 것 같다.

 2. 남자친구의 절친한 친구 혹 선후배
 매력을 느끼고 가벼운 입의 소유자만 아니라면 이런 금지된 장난도 동경해볼 것 같다. 하룻밤의 불장난으로 한정하면서도 차후 남자친구와 함께 만날 일이 많다면 서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심하게 대할 때 묘한 흥분을 느끼면서도 스릴 넘치는 기분일 것 같다.

 3. 원나잇 상대의 가족과 식사
 클럽 등 육욕에 초점을 맞춰 침대에서 시작된 관계의 남성이 여자친구 행세를 해달라며 가족식사자리로 에스코트한다면 참한 색시로 분하는 역할극 놀이에 심취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테이블 밑으로는 짓궂게 그의 페니스를 쓰다듬거나 발장난을 하며 인간심리의 이중성을 마음껏 발휘할 것 같다.

 4. 아내 밖에 모르는 성실하고 유능한 과장급 유부남
 예쁜 애기까지 있다면 쟁취욕이 더 고양될 것 같다. 사생활에 있어 조그만 구설에도 휘말리지 않는 평판 좋고 유능하며 매력적인 과장급 나이의 유부남과 불 같은 정사를 나눠보고 싶을 것 같다. 평소 여자보기를 돌 같이 하는 이라면 더욱 성취감이 들 것 같다. 단 민사분쟁을 염려해서라도 원타임딜로 끝낼 것이다. 그리고 마음을 한차례 흔들어놨다는 만족감에 홀로 미소 지을 것 같다.

상기 판타지의 가정은 '내가 여자라면'이라는 단순한 상상에서 시작한 것인데 정작 저런 판타지 속의 남자 주인공을 꿈꾸는건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판타지 실현의 용이성에 대한 질투도 무럭무럭 자라났다. 실상 남성의 판타지 실현가능성보다 여성의 그것이 훨씬 높아보이는 것은 내 자존감 부족일까, 육체적 유혹에 약한 남자라는 동물의 특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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