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4년 7월 12일 토요일
가면 강박
어느 영화에선가 히로인이 던진 화두, '간음을 범한 죄와 간음을 범했다고 거짓말한 죄 중 더 큰 죄는 무엇인가?',는 내게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내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공포심인지 난 쾌락의 대상에게 신원에 대해 종종 거짓말을 했다.(굳이 숫자로 실체화하자면 60퍼센트 이상 아닐까) 그럼에도 죄책감을 거의 느끼지 않았던 연유에는 내가 분한 직업이 실제 내 직업보다 사회적 인식이 더 낮은 것이기에 상대를 속인다는 죄책감을 덜 느꼈다. 막말로 구십년대 후반, 이천년대 초반 나이트에서 남자는 다 연대생이요, 여자는 다 이대생이란 우스개소리가 떠돌만큼 내 학력, 내 직업을 실제의 것보다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것으로 거짓 고하는 사기가 아닌 이상 난 떳떳한 것 아닌가 합리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물론 내 가짜직업마저 사회적 인식이 무척 좋은 것이긴 할테다)
그렇지만 영화가 던진 화두는 원나잇 후 내게 밀려드는 자기혐오의 정체를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거짓은 불편하다. 그럼에도 다시 거짓 얼굴로 새로운 인연에게 다가서리라는 내 가면강박은 이목에 집착하는 내 허위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지표임을 깨닫는다. 동시에 내 사생활을 과대평가해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는 오만함의 표상이기도 하리라.
이래서 짝 출연이 더 겁났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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