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 후 방에 들어서자 유난히 모텔 특유의 표백제 냄새가 한껏 풍겨왔다.
밖에서 본 건물 외벽은 근사해보였는데 막상 들어와본 객실은 비좁고 누추했으며 비품은 형편 없었다.
괜시리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에 선수라도 치듯 투덜거렸다. 잠자코 그녀는 협탁 의자에 앉았다. 나도 맞은편에 앉아 맥주라도 한 잔 하겠냐며 말을 건네자 소주가 내킨단다. 꼼짝없이 근처 편의점을 다녀오게 생겼다. 일순간 생각이 많아졌다. 다녀와보니 소지품이 싸그리 사라지는건 아닌지, 주차장에서 차가 사라져있는건 아닌지, 아니면 험상궃은 사내가 소파에 앉아 날 기다리고 있는건 아닌지, 갖은 상상이 스치운다. 예쁘장하다는 것 외엔 그녀를 거의 알지도 못하면서 덜컥 모텔방부터 들어온 댓가일테다. 내가 그녈 경계하는 만큼 그녀도 날 경계하겠지. 소주 한 병과 프링글스를 사들고 객실로 돌아가자 그녀는 TV를 보고있었단다.
하얀 백열등 아래에서 본 그녀는 커피숍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보다 훨씬 예뻤다. 아니, 참 잘생긴 얼굴이었다. 칠흑같은 숏컷이 하얀 피부와 이루는 대비도 야릇했지만 또렷한 이목구비가 가냘픈 선을 지닌 미남자같았다. 참 잘생겼다고 말해주자 줄곧 무표정한 그녀에게서도 웃음이 비친다. 종종 들은 얘기란다. 서로 몸을 섞기 직전의 남녀의 대화라고 보기엔 너무도 낯선 대화를 못견디겠는지 함께 침묵하는 시간이 생겨날 때 즈음 그녀에게 먼저 씻고 오겠냐고 묻자 커피숍으로 나오기 전에 샤워했단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어놓고 담배 한개비를 물어피우며 심정적 여유를 가져봤다. 그리고서야 필요도 없는 샤워를 간단히 반복했다.
왠지 속옷 바람으로 나오기 어색했다. 옷을 모조리 걸쳐입고 나온 내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는지 그녀는 가벼운 핀잔과 웃음을 내비친다. 내 입술이 그녀의 입술로 향하자 살짝 주저하는 몸짓이 읽혔지만 이내 피하지 않았다. 키스를 원치 않는거라면 편히 얘기하라고 하자 남자와의 접촉이 너무 오랜만이라 잠깐 낯설었을 뿐이란다. 그녀의 바지를 내리자 큰 핏의 트레이너에 감춰져있던 미끈한 다리 라인이 드러났다. 보이쉬한 매력녀에게 기대하기 어려웠던 너무도 페미닌한 몸매를 가진 그녀였다. 반쯤 걸쳐진 상의를 벗기려하자 오늘만큼은 완전한 나신으로 섹스하고 싶지 않단다. 견갑골 근처 문신이 눈에 스치웠다. 묘한 매력을 지닌 여성이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아이러니의 연속.
그렇게 몇 시간 서로를 탐하고 나만큼이나 그녀에게도 만족스러운 섹스였음을 확신했다. 그러나 다시 보게 될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들었다. 일단 그녀가 미술강사로 재직 중인 일산이 서로를 부담없이 찾기엔 너무 먼 거리라는 점, 그녀가 조심스레 털어놓은 내 제의에 응한 까닭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두어 주 지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자메세지를 보내봤지만 답이 없다.
'90년생 입시미술선생'
그녀가 실재했음은 내 휴대전화에 그녀의 전화번호와 저장명으로 흔적만 남았을 뿐.
왠지 속옷 바람으로 나오기 어색했다. 옷을 모조리 걸쳐입고 나온 내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는지 그녀는 가벼운 핀잔과 웃음을 내비친다. 내 입술이 그녀의 입술로 향하자 살짝 주저하는 몸짓이 읽혔지만 이내 피하지 않았다. 키스를 원치 않는거라면 편히 얘기하라고 하자 남자와의 접촉이 너무 오랜만이라 잠깐 낯설었을 뿐이란다. 그녀의 바지를 내리자 큰 핏의 트레이너에 감춰져있던 미끈한 다리 라인이 드러났다. 보이쉬한 매력녀에게 기대하기 어려웠던 너무도 페미닌한 몸매를 가진 그녀였다. 반쯤 걸쳐진 상의를 벗기려하자 오늘만큼은 완전한 나신으로 섹스하고 싶지 않단다. 견갑골 근처 문신이 눈에 스치웠다. 묘한 매력을 지닌 여성이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아이러니의 연속.
그렇게 몇 시간 서로를 탐하고 나만큼이나 그녀에게도 만족스러운 섹스였음을 확신했다. 그러나 다시 보게 될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들었다. 일단 그녀가 미술강사로 재직 중인 일산이 서로를 부담없이 찾기엔 너무 먼 거리라는 점, 그녀가 조심스레 털어놓은 내 제의에 응한 까닭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두어 주 지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자메세지를 보내봤지만 답이 없다.
'90년생 입시미술선생'
그녀가 실재했음은 내 휴대전화에 그녀의 전화번호와 저장명으로 흔적만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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