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었건 파트너였건 오래 만난 이성과 아무 사이가 아닌 것이 되고 처음으로 다른 이와 관계할 때가 되어서야 몸정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사무치게 느껴지곤 했다.
아무리 매력 충만한 새로운 이를 만날지라도 체취, 버릇, 사소한 뒤척임에서 이질감이 느껴질 때 그것이 호불호의 감정을 떠나 앞 선 그녀를 떠올리는 매개가 될 뿐이니 이 그리움의 정체를 스스로에게 묻기 마련. 사랑이었건 아니었건 더 이상 안을 수 없는 그녀가 떠오르는건 괴로운 일이다.
지금의 낯섬이 언젠가 또 그리워할 익숙함으로 다가올 날이 있다는 것. 또 그 익숙함에 길들여진 내가 낯선 이를 갈망하고 말 것이라는 사실이 날 슬프게 하는구나.
이 딜레마에 지쳐 다들 결혼을 하나보다, 적어도 사회규범에 의해서라도 다른 이를 품어선 안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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