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3년 10월 31일 목요일
위압적인 가슴에 숨막히다
굳이 프로이트의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큰 가슴에 대한 남자들의 로망은 실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내 취향이 정립되기 이전까지 체구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풍만한 가슴을 지닌 여성과의 섹스에 대한 동경까진 아니더라도 호기심은 느껴왔으니. (지금의 난 아담하고 예쁜 모양의 가슴을 사랑한다)
간혹 남자들의 대화에서 큰 가슴이 화제에 오를 때면 내 인생의 두번째 여자였던 그녀가 떠오른다.
첫 경험의 상흔은 깊게 남았지만 섹스에 대한 탐구욕은 더 깊어가던 시절, 서초동 소재 S여고 3학년생이었던 H를 알게된 건 00년 봄이었고 난리법석이었던 첫 경험 이후 불과 두 달 정도 뒤의 일이었다.
한국무용과 진학을 지망하는 예체능계 입시생인 그녀는 무용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가슴과 크지 않은 신장의 소유자로 내방역 근처에서 살았었다.
큼지막한 이목구비에 새하얀 그녀의 생김새는 내게는 다소 촌스럽게 느껴졌지만 대학생 남자친구와 성경험이 있다고 어렵사리 고백하는 그녀가 내게는 훨씬 흥미를 느낄만 한 것이었다. (나도 그녀와 잘 수 있지 않겠는가?)
그녀가 나를 마음에 두었던 것은 두어 차례의 데이트를 하기 전부터 뻔히 아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 교제의사가 섹스를 위한 수단임을 경계하는 그녀의 방어기제를 누그러뜨리기까지는 최소한의 성의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나였다.
그녀에게 고백을 하고 한참을 구스른 후에야 교대에 위치한 R모텔에서 그녀를 안을 수 있었는데 지나치게 수줍어하는 그녀에게 짜증도 났지만 막상 그녀의 D컵 가슴을 정신없이 탐하며 '별 거 없구나'란 실망이 컸다. 특히 경악스러웠던 것은 둘 다 흥분상태에 치닫자 투명할 정도로 새하얀 그녀의 가슴에 새파란 정맥이 비친 모습을 그녀가 상위에 있을 때 자세히 목격할 수 있었는데 왜 그리도 그녀의 가슴이 공포스러웠는지 모르겠다. 큰 가슴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랄까, 무언가 답답한 느낌이었다.
만날 때마다 섹스를 요구하던 내게 그녀가 실망하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고 그녀는 입시준비를 탓하며 헤어지자고 했다. 그리곤 전 남자친구였던 대학생 오빠나 나나 같은 종류의 사람인거 같다고 덧붙이는 그녀에게 딱히 대꾸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남자들은 다 똑같아"
정욕에 걸신들려 사람 감정을 갖고 논 남성에게 데인 아픈 기억이 서린 말 같아 뜨끔하다.
그렇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같은 행동을 할 거 같다,
그땐 나도 어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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