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3년 9월 17일 화요일

경비원에게 들킨 섹스


 2000년 아니면 2001년 초겨울이었다.
 신축된 메리어트호텔에는 Seduce라는 나이트클럽이 성업 중이었고 개업초기라 수질이 기존 청담 3대 나이트를 압도한다는 입소문은 익히 듣던 차였다. 친구녀석은 자기 줄리아나 단골 웨이터가 시듀스로 옮겼다며 같이 룸 잡고 놀지 않겠냐는 제의에 흔쾌히 응했다.

 과연 인테리어는 막 개업한 특급호텔 나이트답게 휘황찬란. 그러나 생각보다 손님이 많지 않아 일행 모두 실망하는 분위기였지만 녀석의 단골웨이터는 정말 혼신을 다해 직접 뛰어다니고, 보조를 닥달하며 우리를 살뜰히 챙기는 것이었다..
 좀 논다는 고교동창 몇 명으로 조각해 함께 놀던 우리였지만 고교시절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서로의 색다른 모습(이빨터는 모습)에 낄낄대고 놀라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우리 방 분위기가 워낙 재밌었기에 좀처럼 부킹녀들은 방을 떠나지 않았다.
 눈에 확 띄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내 부킹녀는 짓궃은 우리 농담을 조곤조곤한 말투로 받아치기도 하며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않기에 친구들은 우리더러 자기들끼리 재밌게놀게 둘이 나가서 놀라며 분위기를 몰고 갔다. 침대로 끌어들이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었음에도 그녀는 친구들의 몰아가는 서포트에 부정적으로 반응하지도 않았고 우리는 그렇게 등 떠밀리듯 나이트 밖으로 함께 나왔다.

 "너와 함께 있고 싶어"란 20대 초반의 남자대학생이 흔하게 던질만한 나이브한 내 수작에 그녀는 함께 택시에 올라 교대쪽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화장실이 너무 급했던 난 택시기사에게 주변상가 앞에 잠시 정차해주기를 부탁했고 금방 다녀올테니 택시에서 기다리라고 그녀에게 말했지만 그녀도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다며 함께 내리겠다는 것이다. 새벽녘 인적이 끊겼지만 다행히도 정문이 열려있는 상가를 발견한 우린 경비원의 수상스러운 눈빛을 무시한 채 함께 2층 화장실로 향했다.
 막상 화장실에 당도하니 흑심이 생겼다. 옛날식 건물이라 화장실 입구에는 나무문이 있어 잠글 수 있는 구조였고 소변을 본 나는 그녀가 여자화장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려 손을 붙잡고는 남자화장실로 데려갔다, 그리고 화장실 출입문을 잠가버렸다.
 우격다짐으로 그녀에게 키스세례를 퍼붓고 치마를 올리고 스타킹을 완력으로 내리고서는 후배위로 그녀 안에 들어간지 몇 분이 흘렀을까. 나무문 너머로는 열쇄꾸러미를 부시럭거리는 금속성 소음에 직감적으로 경비가 들어오려는 것을 알아챘다. 허겁지겁 그녀의 팬티와 스타킹을 올리고 말려올라간 치마를 내리고, 내 팬티를 올리는 타이밍에 경비는 화장실로 들어섰고 내 자켓을 그녀에게 뒤집어씌운채 주섬주섬 바지를 챙겨입으며 그녀와 건물을 빠져나왔다. 화장실에서 경비를 지날 때 그의 경멸어린 눈빛이 한편으론 짜릿하기도 했다.

 그 상가건물에서 조금 벗어나 택시를 잡고 모텔로 향하려던 찰나, 그녀는 이러면 안될 것 같다며 집에 가겠다고 말한다. 그녀를 회유해보려 계속 설득해보지만 그녀는 너무도 완고했다. 그리고 그렇게 그녀는 그 자리를 떠났다.

 그날 함께 나이트 출정했던 동창들은 아직까지 그녀와 내가 광란의 시간을 보낸 줄 알고 빙글빙글 웃어대며 놀린다. 무척 짧았던(?) 정사였지만 난 득의양양한 표정을 그들에게 지어보인다, 생애 처음으로 타인에게 정사장면을 들킨 짜릿한 기억을 감춘 채. (신기하게도 그녀의 얼굴도, 신상도 떠오르지 않는다. 상황에 압도되었는지 여지껏 섹스를 나눠본 상대 중 가장 기억나는게 없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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