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3년 6월 17일 월요일

4some:다른 이의 다리를 허리에 감은 채 내 여자의 신음에 흥분하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역학을 수반한다.
 육체적 쾌락만이 관계를 규정하는 사이일지라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더 마음주는 자, 덜 주는 자를 떠나 섹스 자체에 대한 목마름도 같을 수 없는 것.

 2006년부터 약 2년 간 만나던 MJ는 내 성욕의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여자였다.
 그녀가 내게 품은 감정이 없었다고는 할 순 없지만 그녀에의 내 감정을 섹스 이외의 것으로 치장하지도 않았으며 다른 사람을 종종 만나고 있음조차 감추지 않았다. 그녀는 끊임없이 내 성기에 목 말라있을 뿐이었다.
 모든 만남은 내 편의에 맞추어져있었으며 그녀는 (나와 섹스할 수 있다면) 내 어떤 요구라도 기꺼이 들어줄 사람이란걸 알고 있었다.

 그녀와의 섹스가 후순위로 밀려날수록 그녀는 내가 흥미를 보일만한 제안으로 관심을 유도하곤 했는데 굉장한 미인이었던 그녀의 아는 언니, P를 우리의 섹스에 초대하기도 했고 P커플과 함께 만나 베리식스에서 2:2 난교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어떻게 아는 언니인지 추궁하진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소라넷이 아니었을까 싶다)

 P와 독대한 적은 없었지만 나만큼이나 그녀도 내게 호감이 있었고 넌지시 P가 두고간 머리핀을 핑계로 그녀의 연락처를 내가 물어봤을 때 MJ는 P도 내 연락처를 물었다며 우리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운운하며 얹짢아했다.(그리고 더 이상 P를 볼 수는 없었다)

 고약한 심보인걸까?

 그리 홀대하던 MJ였지만, 베리식스에서 그녀가 P의 남자친구 밑에 깔려 쾌락의 신음을 토해낼 때 난 미끈한 P의 다리를 허리에 감은 채 그 광경을 바라보며 묘한 질투심과 흥분을 느꼈다.

 MJ에게 말도 없이 미국을 반 년 다녀온 뒤 아직 그녀는 날 원하고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뒤늦은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그녀의 근황을 물었지만 대답하는 목소리에는 냉랭함과 전처럼 갈망하는 그녀를 느낄 수 없었다. 욕망에 충실했던 그녀인만큼 큰 오르가즘을 안겨줄 수 있는 제2의 나를 만난거겠지.

 그리고 우리의 섹스가 거듭될수록 그녀가 내게 느낀 감정적 흔들림이란 것이 내 성기에 대한 것이었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을테니 말이다.

 미안하지는 않다. 그녀도 나도 각기 상황 속에서 서로를 충실히 이용했을 뿐 그녀로부터 내가 착취한 것은 사랑도, 금전도 아니요, 다만 우리 관계의 본질이었던 섹스에 있어 서로 갈망하는 수준이 달랐던 만큼 이를 보정하기 위해 색다른 섹스를 함께 했을 뿐인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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