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5년 12월 25일 금요일

제수와 꼭 닮은 친구의 여자친구


 "광주분이시라면서요?"
 "...... 네?!"
 "아, 제 제수랑 너무 얼굴이나 체형까지 비슷하셔서 정말 놀랐거든요. 제 동생 와이프요. 근데 저희 제수씨도 광주출신이어서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해서 얘기한 거 였어요. xx한테 본가가 광주라고 들었거든요. ."
 "네... 전 광주 출신은 아니고 부모님이 그쪽분들이에요."
 "네네, 저희 제수씨도요. 제수씨 사진 한번 보실래요?"
 (동생 부부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여줬다)
 "제가 봐도 정말 저랑 닮았네요. 지역의 DNA가 있는건가??"

 절친이 드디어 결혼할 거 같다고 여자친구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듣던 것 보다 훨씬 미인이다', 'xx이가 여자친구를 보여주는게 십수차례는 되는데 드디어 압권인 분은 뵙는 것 같다' 식의 농 섞인 칭찬을 늘어놓으며 화기애애한 대화가 되고 있었다. 사실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한 살 터울 동생의 와이프와 너무 비슷한 외양이라 깜짝 놀랐는데 일전에 친구에게 그녀의 본가가 제수와 마찬가지로 광주임을 들었기에 그 얘기를 꺼낸 것이 그녀에겐 꽤나 당혹스러운 일이었나보다.
물론 그 이야기를 꺼낸 배경에 내 제수가 있었음을 설명했기에 그녀도 납득 가능한 대화의 전개가 된 모양새였음에도 내 친구는 후일 굉장히 난처한 상황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광주사람이라고 들었다고 이야길 한 게 왜 민감하게 받아들일 문제인가 물었다. 그러자 암암리에 호남포비아로 대변되는 사회적 편견을 해당지역민들이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데 구태여 화제삼아 꺼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런 편견의 소유자라면 광주본가의 제수 이야기를 왜 꺼냈으며 백보 양보해서 내 언급이 뜬금 없는 것이었다고 한들 호남인이란 것이 잘못도 아니오, 피해의식을 배려해 언급조차 피한다는게 더 지역혐오감정을 인정하는 꼴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물론 이런 내 반론을 친구에게 전하진 않았다. 그냥 오해의 여지가 줬다면 미안하다고 했고 그는 여자친구가 다행히(?) 조금도 괘념치 않아 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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