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탐색기

2015년 10월 1일 목요일

참 좋은 시절


 막상 함께 땀에 젖어 한쪽 어깨에 그녀를 품은 채 정사의 여운을 만끽하게 되자 사실을 털어놓고 싶다는 유혹을 견디기 힘들었다

 열 네살 차.

 그녀가 알고 있을 우리 나이 차보다 단 세 살 많은 것에 불과했지만, 작은 거짓도 바로잡고 싶다는 알량한 도덕성의 발로도 아니요 단지 더 큰 나이차를 그녀에게 환기시켜줌으로 열 네살이나 많은 내가 아름다운 그녀를 마음껏 유린했다는 정복감을 과시하려는 의도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는 않는 것이었다.

 왼손목 위에 자그마한 문신에 자꾸 시선이 머문다. 괜히 그 고운 손목 언저리를 매만지게 된다. 내 성기를 입 안 가득 품은 그녀의 얼굴에 시선이 박힌다. 풋풋한 젊음에 찬사를 보내기 이전에 그녀는 분명 미인이다. 그것도 요즘 참 보기 힘든 자연 미인. 언제고 그녀를 누릴 수 있는 남자친구란 작자가 부럽단 생각이 든다. 귓가에 날숨만 스쳐도 발딱 서는 그녀의 유두. A컵이나 될 지 모를 초라한 용적의 가슴이지만 어린 여자아이 같은 밋밋한 골반에 잘 어울린다. 다만 살집이 올라붙은 엉덩이만큼은 내가 이쁘장한 여자아이가 아닌 매력적이고 싱싱한 여체를 탐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굴곡 없는 골반이었지만 그 밑으로 곧게 뻣은 다리와 그 비율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었다.

 서툴고 침대 위에서 욕망을 실현하기에 쑥스러운 기색의 그녀였지만 기특할 정도로 쾌락을 좇아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울 정도다. 그런 와중에도 겨드랑이, 골반 언저리에 손길이 닿을 때면 장난끼 어린 웃음소리가 청량하게 울려퍼진다.


 집으로 향하는 길,
 지금 그녀의 나이였던 M을 떠올렸다. M과의 아가페적인 사랑도 추억할 만한 것이지만 우리의 대담하고 불 같았던 에로스를 떠올리자 오늘의 열 네살 차 그녀는 날 많이 낯설어 했거나 아직 기쁨을 아는 몸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M,
결혼 7년 만의 득녀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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